앨범 소개

꼭 함께 있는 것이 사랑은 아닙니다.
때로는 놓아주는 것이, 그 사람을 가장 깊이 사랑하는 방식이기도 하죠.
그런 생각들이 마음 한켠에 천천히 스며들던 어느 날, 이 곡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가슴이 저며와’는 감정을 직접적으로 쏟아내기보다, 돌려 말하는 세대의 언어로 사랑의 끝을 이야기합니다.
직설보다는 여운을, 단정함보다는 흐릿한 감정선을 택하는 —
밀레니얼 중후반, 젠지 직전 어딘가의 감성을 담고자 했습니다.

처음 데모의 제목은 ‘Hu 후 (한숨, sigh)’였습니다.
연인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듣고, 그저 한숨만 내쉬는 장면에서 시작된 곡이었죠.
혹은 무언가를 마주하기 두렵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깨달을 때 느껴지는 무력함의 순간들.
그때의 공기를 이 노래 안에 담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누군가에겐 조금 답답하게 들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모호함 속엔 분명한 진심이 있습니다.
들이마시고 내쉬는 한숨 속에 미련과 체념, 그리고 아직 다 사라지지 않은 작은 온기를 담고자 합니다.

(제목에 대하여)
최종적으로 곡의 제목은 ‘가슴이 저며와’로 정해졌습니다.
처음엔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듯한 솔직함이 두려웠지만,
어쩌면 이 제목이야말로 곡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말일지도 모릅니다.
누군가에게 이 제목이 단번에 와닿는다면, 그걸로 충분히 기쁩니다.

Credits
작사/작곡
이림

편곡
The Lowkies

프로듀서
우연석, The Lowkies

레코딩/믹스/마스터
The Lowkies

뮤직비디오
이정규

포토
정소영

포토 에디터
이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