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소개

WONDER로 인사드린 지 3년 만에 정규로 다시 인사드리게 됐네요.
지금 들으면 참 낯간지러운 가사입니다.

“희미해지는 사람들의 승전가들,
음악이 멈춘 곳에는 내 손에 꽉 쥔 기타줄이 울려댈 거야”라니.

얼굴이 붉어지면서도, 불과 3년 만에 나는
더는 이런 말을 마음에 품지 않는 사람이 됐구나 싶기도 해요.
저는 옛날부터 무언가를 올렸다가 지우는 걸 잘하는 사람이었어요.
나의 생각을 담은 것을 올렸다가 하루 지나고 보면 과한 것 같아서 내리고.
그렇게 편집하기에 급급했던 것 같아요.
돌아보면 아무것도 남는 게 없는데도 말이죠.

그러다 언제부턴가 원래 그대로를 두기로 했어요.
그냥 점을 찍어 둔 거죠.
선과 면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신기하게 더이상 단점이 단점으로 안 보이더라고요.
그렇게 써 내려가며 탄생한 곡들이에요.

1. INTERVAL
주제곡 ‘인터벌’은 가장 밝은 별을 좇기만 했던 지난날을 돌아보며 쓴 곡이에요.
늘 더 밝은 별이 있었고, 상심이 컸던 제게
‘네가 지나온 별들의 별자리를 이어보라’고 알려주던 누군가의 목소리가 행성처럼 이어진 거죠.
나만의 이야기, 그리고 여러분만의 이야기. 이야기는 ‘더 밝은 것’이 없잖아요.
와닿는 게 있을 뿐이죠.
이 이야기들이 와닿았으면 좋겠어요.
지나온 시간과 과정의 의미가 여러분에게도 의미로 다가가면 좋겠어요.
Only Justice의 테라피를 받다 보면 제 자식 같은 아이들을 많이 사랑하게 되실 거예요.

2. 푸른
고향에 갈 때면 익숙한 풍경들이 새삼 “원래 이렇게 작았나?” 싶어요.
내가 그렇게 큰 것도 아닌데 말이죠.
내 마음이 커지면, 지금 나에게 커다란 일들도 나중엔 작게 느껴질까 —
그런 마음을 담아본 노래입니다.

3. 안녕
마음에 드는 가사가 많은 노래예요.
시간이 멈추는 경험, 다들 한 번씩 해보셨죠?

4. Wind Chime
여행지에서 창문 너머로 윈드차임을 봤어요.
서로 다른 길이들이 부딪히며 소리를 내는 것이,
바람이 불어야만 소리가 나는 것이,
보이지 않는 바람을 보이게 만들어주는 것이 —
뭐 하나 빠짐없이 제 얘기 같았어요.
여기 떳떳이 살아 있다고 소리치고 싶은 울분,
이 노래를 대신해서 전해봅니다.

5. 나를 부르는 목소리
너무 빛나는 대상을 보고 있으면 한없이 작아지는 자신을 발견해요.
20대 초반의 고유한 미덕이자 감정은 ‘열등감’이라고 생각해요.
아님 말고요.
저는 그랬거든요.

6. 낙화
할 수 있는 말 중 가장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말이 있어요.
안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 후회하는 게 낫다.
사람도, 일도, 관계도. 저는 다 그렇게 생각해요.
특히 사랑에 있어서는 더더욱이요.

7. WONDER
‘해피데이’에 이런 가사가 있죠.
“20살에 요절할 천재인 줄만 알았다”고.
그런 줄 알았어요.
그 마음이 지배적일 때 쓴 곡입니다.

8. 하울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보고 나서 쓴 곡이에요.
삶이 고될 때는 홀연히 떠나버리고 싶잖아요.
그런데 그 과정은 또 귀찮아서 그만두게 되고.
그냥 문을 열면 상상한 곳에 도착해 있는,
그 경험이 너무 근사한 것 같아서
노래를 만들어 이렇게라도 느껴보고 싶었어요.

9. 후일담
소중한 동료가 써준 곡이에요.
지난 시간들이 참 따뜻하게 스쳐 지나갔어요.
축제가 끝난 후 급격히 찾아오는 외로움에 힘들어하는 이에게,
혹은 아직 이야기 속 여운 증후군 같은 걸 겪는 사람에게 필요한 곡이에요.

[Credit]

Producer 정의만
Creative Producer 정다은

Artist 정의만
Keyboard 최준혁 (All Tracks)
Drum 송예준 (Track 1,2,4), 은주현(Track 5,7)
Bass 조윤상 (Track 1,4,5), 박병진(Track 7), 김기림(Track 2)
Guitar 김의주(Track 2,3,4,5,6,8,9) 김기림(Track 1), 상윤(Track 2,7)
Synthesizer 최준혁(Track 4,5,9), Agust(Track 4), 김기림(Track 2)
Percussion Agust(Track 4), 이찬희(Track 6)
Chorus EIN(Track 4), IAN KIM(Track 1,2), 이기쁨(Track 8)
String 최준혁(Track 8)

Composed by 정의만 (All Tracks), 최준혁(Track 9)
Lyrics by 정의만
Arranged by 정의만 (All Tracks), 최준혁(Track 7,9), 김기림(Track 1,2), 이한철(Track 1)

@Studio

Vocal Recorded by 이상철, 문정환, 김진평, 권순범 @TONE Studio Seoul
Drum Recorded by 이재명 @JMStudio(Track 2,4)
Digital Edited by 양하정(Track 1,2,6), 이상철(Track 3,4,8) @TONE Studio Seoul, 조득화 (5) @DH Studio
Mixed by 최민성(Track 2,4,6) / 이상철, 최민성(Track 1,3,8) @TONE Studio Seoul
Mixed by X.Q.F.D @forthexq(Track 5,9) 서준호 @Link LAB (Track 7)
Mastered by 최민성 (All tracks) @TONE Studio Seoul

Vocal Directed by 김진용
Album Artwork by 정다은

M/V Supported by 정병걸, 최진용(1 Track) @강원음악창작소

Special Thanks to

방향을 잃을 때마다 다시 세워준 텐텐,
언제나 곁을 지켜준 에첸하임 식구들,
짧은 시간에도 진짜 동료애를 느끼게 해준 밴드원들,
필요할 때마다 아끼지 않고 조언을 건네준 오래된 친구들,
언제나 비빌 언덕이 되어준 가족.

그리고, 앞으로 이 음악을 아껴주고 사랑해 주실 모든 분들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