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간비행
나의 목적지는 생각보다 자주 바뀌었다.
한때는 꼭 가야만 했던 곳을 이제는 지나쳐 버리기도 하고,
전혀 모르던 곳을 한동안 바라보게 되기도 한다.
스물에 그려둔 나는 지금과 조금 다르지만
그때 적어둔 몇 개의 마음은 아직도 남아 있다.
가까워지면 다시 멀어지고
다 왔다고 생각하면 또 다른 길이 생겼다.
그래서 문득
이 비행에도 끝이 있을까 생각한다.
비행하는 동안에는 목적지가 보이지 않는다.
창밖을 오래 바라봐도 보이는 건
지나가는 구름과 이름 모를 불빛들, 더 아래의 작은 도시들뿐이다.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 알 수 있는 건
눈앞의 풍경보다 미리 정해둔 하나의 좌표에 가깝다.
밤이라면 더욱 그렇다.
얼마나 멀리 왔는지,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알지 못한 채
보이지 않는 곳을 향해 오래도록 날아간다.
삶에서 바라던 것들도 항상 그런 식이었다.
분명히 있다고 믿지만 아직 보이지 않고,
가까워졌다고 생각한 순간 다시 멀어지고,
겨우 하나에 닿으면 그 너머에 또 하나가 생겨나는 것.
그러니 끝내 닿지 못하는 곳이 조금쯤 남아 있어도 좋겠다.
목적지가 사라지면 이 비행도 끝날 테니.
먼 미래의 어딘가에도
‘나’를 향하게 하는 항로 하나쯤 남겨두고 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