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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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전에 들으면 좋은 편안한 음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 앨범은 그 한 문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자기 전'이라는 시간은, 하루의 소란이 가라앉고 오롯이 자신과 마주하는 가장 내밀한 순간입니다. 이 앨범은 그 고요하고도 몽환적인 시간의 흐름을 여러 갈래의 이야기로 담아낸, '밤' 그 자체의 사운드트랙입니다.

PART 1: 꿈과 현실의 경계 (The Dream) 이 밤의 여정은 가장 깊고 몽롱한 꿈의 세계에서 시작됩니다.

[STAY] 꼭 깨고 싶지 않은, 그런 꿈을 꿀 때가 있습니다. 안개 속에 있는데도 그 사람 모습만은 '잡힐 듯 선명한 꿈'. 너무 완벽해서 오히려 이것이 '자각몽'임을 알아차려 버린 순간의 딜레마를 담았습니다. 잡으면 부서질까 봐, 그렇다고 놓치기는 죽도록 싫은 마음. 'It feels so real, but it's not...' 곧 알람이 울릴 걸 알면서도 "제발 사라지지 마, Just stay"라고 애원하게 되는, 제 가장 애틋한 무의식을 이 곡에 붙잡아 두었습니다.

[My time-lapse heart] 꿈에서 만난 애틋함은 깨고 싶지 않은 과거의 기억으로 이어집니다. 세상 모든 것이 'Time-Lapse'처럼 빠르게 흘러가는 와중에도, 유독 가장 찬란했던 순간에 '얼어붙은(Frozen)' 마음을 그렸습니다. 깨어진 'Crystalline(수정)' 속에 갇힌 것을 알면서도, 그 완벽했던 순간이 너무나 아름다워 차마 떠나지 못하는 마음. 멈춰버린 심장에 남은, 헤어진 연인을 향한 그리움을 솔직하게 담아냈습니다.

[Digital Pyramid] 현실과 몽환의 경계, 그 문을 지키는 피라미드의 스핑크스. 꿈속에서 마주한 신비롭고 기묘한 장면을 가사로 옮겼습니다.

[Vacuum Echo] (Title) 타이틀 곡 [Vacuum Echo]는 그 몽환적인 감정을 광활한 우주로 확장시킵니다. 닿을 수 없는 그녀는 나를 끌어당기는 거대한 'Gravity(중력)'이자, 길을 잃을 만큼 아름다운 'Nebula(성운)'입니다. 거부할 수 없는 이 마음은 빛 한 줄기 없는 곳으로 이끌려가듯 오직 그 사람을 향해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침묵은 이 공간을 'Vacuum(진공)'처럼 공허하게 만듭니다. 돌아오지 않는 'Echo(메아리)'를 기다리며 숨을 참은 채 속삭이는, 그 가장 깊고 고독한 사랑의 순간입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어려운 양자역학처럼 도무지 알 수 없는 그녀의 마음. 상자 속의 고양이처럼 확인하기 전까진 알 수 없는 모호한 관계를 빗대어 표현했습니다.

[JUST BE REAL] 세상은 높은음자리표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낮은음자리표로도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첼로와 베이스의 깊은 울림으로 비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두가지 악기만 사용한 곡은 ,저음 보컬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곡입니다.

[Zero Gravity LOVE (REZE:BOMB)] 체인쏘맨 레제편을 보고 레제를 향한 헤어 나올수 없는 폭탄 같은 사랑을 그렸습니다. 남자에게 첫사랑은 영원히 잊히지 않는 무중력 상태와도 같습니다.

[방구석 VIP] 밖에 나다니길 좋아하지 않는 내향적인 성격이라도, 인터넷 세상에서만큼은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방구석에서 펼쳐지는 나만의 화려한 세계를 담았습니다.

PART 2: 밤을 잠식하는 낮의 기억 (The Reality) 하지만 이 깊은 밤은, 우리가 애써 외면했던 '낮의 현실'이 있기에 더욱 깊어집니다.

[체스 (Chess)] 아침에 또 카톡 소리를 듣고 눈을 떴습니다. 이불 속으로 숨는 '캐슬링'을 시도해 보지만, 결국 네모난 화면이라는 '킹덤' 속에 갇힌 '폰(Pawn)'처럼 느껴집니다. 어제랑 똑같은 커피, 똑같은 내일. 새벽 3시, 의미 없는 화면을 넘기다 '익숙함에 또 졌어'라는 가사에 찔려버립니다. 이미 '체크메이트' 당한 삶 위에서 감정 없이 춤추는, 반복되는 일상의 권태를 노래했습니다.

[투명인간] [체스]처럼 맴도는 일상의 끝에서 우리는 때로 존재감을 잃어갑니다. 도시의 '회색빛 상자' 안에 갇혀, 수많은 사람들 사이를 걷고 있는데도 투명한 먼지가 된 것 같은 날의 기록입니다. "제발 내 이름 좀 불러줘"라는 가사는 노래라기보다, 이 네모난 하늘 아래에서 어떻게든 숨을 쉬고 싶다는 처절한 심경 고백입니다.

[PROJECT_ 재수생 (The Retaker)] 수능 시험 날, 어릴 적 재수하던 시절의 차가운 공기가 떠올라 펜을 들었습니다. 치열하게 견뎌낸 모든 수험생들에게, 후회 없는 노력 끝에 합당한 결과가 따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빙빙 뱅뱅] 쳇바퀴 도는 현실, 머리가 핑핑 돌아도 내일이면 다시 뱅뱅 돌아가는 야속한 순환(Circle). 어지러운 현실의 굴레를 리듬감 있게 표현했습니다.

[White Stereo] 눈 오는 날, 학교 운동장에 수북이 쌓인 하얀 눈을 보며 떠올린 기억입니다. 그때 곁에 있던 그녀와 나누었던 순백의 감정을 가사로 옮겨 보았습니다.

PART 3: 어둠을 뚫고, 너에게로 (The Dawn)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길을 잃었을 때, 우리를 다시 숨 쉬게 하는 것은 결국 '연결'입니다.
[Intimacy] 그레이 아나토미 "It's all about lines"대사 한줄로 만든가사 입니다.

[RESONANCE] '투명인간'이 되어버린 내가 자신의 노래를 잊고 윙윙거리는 소리(humming)만 내고 있을 때, 이 곡은 구원이 되어줍니다. "I WILL BE YOUR RESONANCE!" 너의 모든 혼돈(Chaos)을 부수고 가장 완벽한 교향곡(Symphony)으로 만들어 주겠다는 약속. 스스로의 '조율(In tune)'을 찾은 가장 안도하는 순간의 외침입니다.

[장거리 연애 (LDR)] 스스로의 울림을 되찾은 마음은 이제 '너'를 향합니다. 나 없이도 잘 흘러가는 너의 시간과 달리, 멈춰버린 내 계절 속에서 "보고 싶다"는 말을 썼다 지우는 밤. 하지만 결국 "널 만나러 갈게"라고 약속하며, 유일한 기적(Miracle)인 당신을 향해 달려가는 벅찬 다짐을 담았습니다.

[High-Definition] 그 다짐이 현실이 되는 순간입니다. 흑백 영화처럼 멈춰 있던 방, 회색빛 도시의 정적을 깨고 '지금 만나자'고 달려나갑니다. 마침내 손이 닿은 순간, 세상은 'High-Definition'의 강렬한 컬러로 폭발합니다. 차가운 빗방울마저 춤추게 만드는, 가장 눈부신 해상도의 사랑 노래입니다.

[Find Your Rhythm (너만의 리듬)] 힘들었던 과거의 어둠을 지나, 망설이지 말고 멈춰진 순간 속 '나만의 리듬'을 찾아 세상으로 나아가자는 메시지입니다. 전체적으로 밝고 희망찬 분위기로 구성했습니다.

[OXYGEN (산소)] & [넌 내가 만들었어 (Architect)] 두 곡은 하나의 서사로 이어집니다. 내게 꼭 필요한 '산소' 같은 존재였던 당신이, 나를 떠나버린 후 느껴지는 배신감과 애증을 담았습니다. "나 없이 네가 잘 될 것 같아?"라며 상처받은 마음을 저주 섞인 독설로 쏟아내는, 이별 후의 날 것 그대로의 감정입니다.

[Stigma] 결국 이별은 어떻게든 흔적을 남깁니다. 그것이 아름다운 타투이든, 지워지지 않는 낙인(Stigma)이든.

[진짜 오랜만이네] 헤어진 연인을 지인의 결혼식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순간. 어색하지만 반가운, 복잡미묘한 재회의 감정을 현실적으로 그려냈습니다.

[보색관계] 주황과 파랑, 노랑과 보라처럼 서로 정반대인 우리가 어쩌면 가장 완벽한 사랑의 관계였을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앨범에서 가장 아끼는 곡으로, 다름이 만들어내는 조화를 노래했습니다.

[Goodbye, Sorrow] 비가 그치고 긴 어둠 끝에 마주한 이별. 이제는 슬픔을 뒤로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임을 알리는 마지막 인사입니다.

[Epilogue] 이 앨범은 몽환적인 꿈([STAY])에서 시작해, 현실의 불안([투명인간])을 마주하고, 스스로를 구원([RESONANCE])하며, 마침내 벅찬 사랑과 이별의 성숙([Goodbye, Sorrow])까지 나아가는 하룻밤의 여정입니다. 오늘 밤, 당신의 '자기 전'이 제 이야기와 목소리가 담긴 이 음악과 함께 조금은 더 따뜻하고 다채롭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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